며칠 전에 제가 거래처와 전화통화를 하는데
예전같으면 곱게 말했을 텐데...
이젠 한 해 한 해 일을 하면서 느낀게,
곱게만 말해서는 말을 안 들어먹는 사람들도 있다. 라는거..
그래서인지 어느 순간 감정적으로 사람을 대하는 저를 느꼈어요.
항상 그러는 건 아니지만 조건반사처럼, 어떠한 경우에는 이러면 안되는데 싶은데도 감정적으로 뾰족하게 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러면 안되는데"라는 자기 반성과 "이래야 일이 진행되는 걸 어떡해"라며 합리화가 동시에 머리속에서 맴맴,
결국엔 될대로 되라. 싶어지지요.
저만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친구 중에 정말 조용하고 얌전한 친구가 있었는데, 얘는 도대체 무슨 재미로 세상을 사는 걸까 싶게 감정 표출도 없고, 말수도 없고 조용한 친구였어요.
그 친구가 어느 덧 8년차 복지직 공무원이 되었는데요..얼마 전부터 자꾸 신경쓰이게 하는 민원인이 있다는 겁니다.
그 민원인 얘기를 할 때면 평소와 달리 흥분하곤 했어요.
누가 봐도 사기꾼이고 각 시도를 돌아다니면서 같은 방식으로 불법행위를 하고 다닌다는 거지요.
심지어는 불가능한 것들까지 요구하면서 일 제대로 안하느냐, 왜 제대로 처리를 안해주느냐며 안하무인에 적반하장이라고 하더라구요.
말수 없던 친구가 그렇게 말이 많은 모습은 처음 보았네요.
두 달여 전부터 그 민원인으로부터 시달리고 있는데 심지어 이 사람 때문에 연차로 쉬고 있던 중에도 불려나와서 업무를 처리해줘야 하는 경우도 있었고,
되는 것과 안되는 것들을 뭉테기로 가지고 오기 때문에 서류도 하나하나 더욱더 꼼꼼히 챙겨봐야하는데다
각종 법리도 다시 공부해야 하니 이 사람하나때문에 생기는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했던가 봅니다.
문제는 그 사람때문에 생기는 스트레스를 풀 데가 없다보니 ,
애먼 저와 친구들에게 불똥이 떨어졌어요.
무슨 말을 해도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심지어 같이 하기로 한 것들도 그럴 기분이 아니라며 못하겠다고 성질을 부리고 전화통화를 하면서는 안하던 욕을 하는 거 있죠....
전 정말 이 친구가 이렇게 말이 많았나..이렇게 욕을 잘했나 싶더라구요.
제가 그동안 보지 못한 친구의 모습이 있겠지만.
함께 친한 다른 친구도 얘 왜 이렇게 입이 험해졌냐며, 좀 심한것 같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말이 없는 친구고 멀리 떨어져 있기에 우리가 잘 몰라서 그렇지 친구에게 뭔가 심경의 변화가 있는 일들이 있는 것 같긴 해요.
그 중의 하나인 사기꾼민원인으로 이번에 폭발한것 같고요.
일을 하면서 당신을 거칠게 만드는 것들.
우리를 변하게 만드는 것들.
변하지 않으면 안되는 우리들.
항상 일관성 있는, 결이 고운 사람이 되는 것을 꿈꿔왔는데,
생각처럼 쉽지가 않은것 같아요.
마음의 더께들이 한해 한해 쌓이면서 자극에 물러지고, 저 스스로를 보호하는 것에 대해서는 과잉반응하게 되네요.
내가 이상한게 아니라 세상이 이상하다!! 라고 해야 그래도 또 살아갈 수있겠지요 ㅎ(인간은 자기보호의 심리학적 본능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구요)
오늘도 당신을 거칠게 만드는 세상의 파도 속에서, 모두들 힘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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