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이네요. 날씨도 유독 좋은 계절 5월, 그래서인지 어린이날, 어버이날, 석가탄신일 등 공휴일도 많은 가정의 달이에요. 좋은 날들, 연휴에 들뜬 기분들 사이에서 이제야 점차 재평가받고 있는 피로 얼룩진 날 1960년의 5월 18일 늦었지만 저는 그 날을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태어나지도 않았던 해였지만, 저 대신 그 날을 기억하는 사람들에 대한 영화를 보고 왔거든요. 얼마전 영화로도 제작되었던 택시운전사, 그 영화 속에 등장하는 위르겐 힌츠페터 라는 독일사람에 대한 다큐영화였습니다. 사실 정확하게 5월18일 이 무슨 날인지, 무슨 의미인지 생각해본 적은 없었어요. 학창시절을 광주에서 보내오면서 5.18 은 그저 자연스럽게 광주의 역사이면서 동시에 저의 역사가 되었습니다. 광주 사람은 빨갱이다. 5.18은 폭도를 진압하려는 비상 계엄령이었다. 이 말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 말로 인해 고통받았을 광주시민들에 대해서 생각해본 적 있는 분 계실까요? 전두환이라는 독재자가 심어놓은 이 프레임 때문에 광주 사람들은 아파도 아프다 말하지 못하고 광주인들만의 서러움과 억압의 한을 지니고 있습니다. 제가 대학 때 교류했던 경북대생이 있었습니다. 그 언니는 역사학도였고 경상도에서 나고 자랐다고 하더군요. 대학시절 전라도권의 대학으로 교류차원에서 방문을 하였고 그 때 처음 5.18이라는 날이 민주화에 대한 항쟁으로 알게 되었다고 하더라구요. 그 전에는 5.18은 광주에서 폭도들을 진압하려 계엄령이 선포된 날이라는 정도가 언니, 그리고 언니 지역의 사람들이 인식하는 정도였다고 합니다. 언니가 수강한 전공 수업의 교수님 또한 당연히 그렇게 교육을 하며 광주에 대해 비하하는 발언을 서슴치 않았었다고 했어요. 나중에야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그런 교수님에게 가르침을 받던 자신이,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이면서도 이런 사건에 대해 무지했던 것들이 미안했다고 그렇게 말하더라구요.
왜 그 날에 대해 평가하는 게 다를까요?
어떤 것이 진실일까요?
그 유명한 역사가 E.H 카 라는 분이 [역사란 무엇인가]에서 말했듯 "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 이기에
어제의 5.18에 대한 시각
오늘의 5.18에 대한 시각
그리고 내일의 5.18에 대한 시각은 계속해서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다만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눈에 피눈물이 나는 것보다. 내 손에 박힌 작은 가시가 더 아픕니다.
내 아픈 가시를 보느라 당사자가 아닌 당신은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광주 시민들의 피눈물에 대해서는 안타깝기는 하지만 그 일에 대해서는 계속 재평가 되고 있고, 정권 교체도 했고
도대체 뭐가 문제냐고. 뭐가 부족하냐고.
5.18은 유공자들, 유공자 자녀들 혜택도 많이 주지 않았냐, 뭘 더 바라냐.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당신에게는 그저 5월의 어느 날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지금도 전두환은 그 날에 대해 터무니없는 논리를 내세우고 사과한번 없이 전재산이 이십구만원이기 때문에 추징금에 대해서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저는 광주 소재의 여고를 나왔습니다.
저희 학교에는 해마다 4,5월 경이면 하얀 원피스를 입은 여자분 한분이 학교에 들어와 본인 자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자기 자리마냥 조용히, 가만히 앉아있었어요.
선생님들께는 연례행사와도 같았던지
그 여자분이 자리에 앉아 있으면 누구도 거기 내 자린데 비켜주세요 라던지, 학생이 아니니 나가주세요 라는 제지 없이
그저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 책상을 바라보며 수업에 참관하고 있다가 뒤늦게 연락을 받은 노모가 찾아와 모셔가곤 했습니다.
그녀는 최근에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도 다룬 5.18 이라는 그 끔찍한 시기,
성폭행을 당한 선배였습니다.
제 친구의 아버지는 5.18 때 손가락을 잃으셨어요.
제 친구에게 잃은 손을 언제나 감추는 아버지.
제 친구는 아버지의 손가락이 남들과 다르다는 것이 어린 시절엔 부끄러웠다고 했어요.
대학생이 되면서 아버지의 손가락은 5.18 때 잃었다는 걸 알았다고 했습니다.
그 날 그 친구는 참 많이 울었다네요.
학교에서 보여주는 5.18 다큐를 보면서도 내 아버지의 이야기라고는 꿈에도 생각못했었다는게 너무 죄송했다고 하더군요.
이들은 5.18 이 아니었다면 그렇게 정신적으로 아플 일도, 육체적으로 불편할 일도 없었을 겁니다.
그 사람들은 저 멀리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입니다.
5월 18일은 광주 사람들에게는 지금도 매년 아픈 날입니다.
당신에게는 5월 18일은 어떤 날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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