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아이돌 그룹 레드벨벳의 멤버 아이린이 쉬는 기간 동안 책을 읽었다는 인터뷰 기사에 악플이 달린 사건이 있었는데 알고 계시나요?
그 이유가 그 책중의 하나가 "82년생 김지영"이었기 때문인것도요.
책을 읽는 게 왜 악플을 받을 정도의 이슈가 되어야 하는걸까요.?
그리고 82년생 김지영을 읽는 모든 사람은 페미니스트( 일베 기준의) 가 아닐진데 그걸 떠나서 왜 우리나라의 페미니스트는 욕을 먹어야 하는걸까요?
저는 남매입니다.
어릴 때부터 저는 할머니가, 집안어른들이, 그리고 엄마아빠가 남동생과 저를 차별한다고 생각해왔습니다.
명절이면 저는 작은엄마들과 함께 부억에서 전을 부쳤었고, 동생은 작은아버지, 삼촌들과 안방에서 손님을 맞거나 자기들끼지 화투를 치거나 게임을 방에 누워 제게 "누나야 나 전이랑 귤 좀 가져다줘" 하고 할머니를 앞세워 얄밉게 명령하는 것을 어쩔 수 없이 들어주곤 했어요. ( 물론 집에 가서 흠씬 두들겨주었지만요) .
대신 동생은 저를 대신해서 무거운 짐을 들거나 힘쓰는 일이 필요할 때 우선 순위로 착출되었지요. ( 물론 다녀와서 누나 니가 좀 해라, 잔소리를 들었습니다.)
엄마는 저에게 설거지를 하라고 하지만 남동생에게는 설거지를 시키지 않았었습니다. 혹시라도 엄마가 집을 비우는 경우, 밥을 하고 설거지를하고 남동생을 챙기는 것은 제 몫이었지요.
저는 여군을 지원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지만 실제 군복무의 의무는 없었기에 남자들처럼 군대를 가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반면 제 동생은 운동을 하는 아이였기에 군대를 가고싶어하지 않았지만, 대학교 졸업 후 부상으로 프로에 진출하기 어려워 진 후, 원치않던 군대를 갔지요.
성별 갈등은 어쩌면 그렇게 거창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저와 동생의 저런 사소한 피해의식들이 쌓이고 쌓여서 폭발한 것이지요.
제가 차별받는다 생각했던 만큼 제 동생 역시도 차별받는다 생각했을겁니다.
결국 우리 모두는 차별받고 있습니다.
니가 남자라서.
내가 여자라서,
모두들 차별받고 있어요.
하지만 이렇게 차별받고 있는 모든 여자가 페미니스트는 아닙니다.
그리고 82년생 김지영을 읽는 다고 페미니스트가 아닙니다.
그리고 더더욱 중요한건 페미니즘은 여성우월주의가 아니다라는 겁니다.
페미니즘은 여성을 무조건 우월하게 대해달라는게 아닌 같이 동등하게 나아가자는 거지요.
네가 차별받고 내가 차별받고 우리 모두가 차별받고 있으니 서로 참아라가 아닌,
너의 차별과 나의 차별을 완화해가자는 공부가 필요합니다.
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거에요.
페미니즘을 공부하는 것은 비난 받을 일이 아니에요..
오히려 오늘날의 성별갈등을 양성평등을 고취하기 위해서 오히려 우리는 이러한 성별 갈등을 더욱더 공부하고 인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와 동생처럼
각자가 차별받는 것을 네가 남자이고 내가 여자라서 받는 차별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그냥 너이고, 나여서 겪는 일이라고 생각되었으면 합니다.
종국에는 너이고 나여서 겪는 일이지만 이게 차별이 아닌 서로 조율할 수 있는 작은 불편함이었구나. 그렇게.
그러니 몇십년 후 나의 아이들은 여자이고, 남자라서 겪는 차별이 없도록
"우리"가 서로 양립하여 보수와 진보처럼 양립하여 싸우는게 아니라 함께 더불어 고민하며 나가갈수는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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